게시글: nitorito: 니트와 직물 — 눈의 고장 요네자와에서 만드는 스톨

nitorito: 니트와 직물 — 눈의 고장 요네자와에서 만드는 스톨
직물 ‘요네자와오리’로 유명한 일본 북부의 눈의 고장, 야마가타현 요네자와. 이번에 찾아간 곳은 nitorito를 만든 아오분 텍스타일(Aobun Textile)입니다. 니트와 직물의 매력, 그리고 요네자와의 매력을 전하기 위해 스톨 등 텍스타일 브랜드 nitorito를 전개하고 있으며, 현재는 별도 회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니트와 직물
아오분 텍스타일의 특징은 환편기로 짜는 니트 사업과 직물 사업이 한 회사 안에 함께 있다는 점입니다. 니트와 직물을 모두 하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합니다. 요네자와는 직물로 유명하고, 겨울이면 눈이 많이 쌓이는 곳이라 포근하고 따뜻한 니트도 사랑받습니다. 아마 그런 배경에서 두 가지를 모두 하는 공장이 태어났을 것입니다.

‘니트와 직물과’는 일본어로 nitto to ori to — 그래서 브랜드 이름이 nitorito가 되었습니다. 로고는 요네자와 산의 유려한 능선을 표현했으며, nitorito 제품 대부분에는 니트와 직물이 어떤 형태로든 쓰입니다.
니트와 직물의 차이
직물은 세로 방향의 날실과 가로 방향의 씨실이 교차해 만들어집니다. 직기에서는 셔틀이 좌우로 오가며 날실 사이로 씨실을 통과시킵니다. 실이 교차할 뿐이라 평면적이고 신축성과 통기성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반면 니트(편물)는 고리를 만들고, 그 안에 또 고리를 만드는 것을 반복합니다. 그래서 신축성과 통기성이 높고 포근한 느낌이 듭니다. 둘은 전혀 다른 구조이며, 만드는 방법도 전혀 다릅니다.

환편이란?
편직 방법 중에서도 환편기를 사용한 환편이 nitorito의 특징이자 강점입니다. 크고 복잡한 환편기가 공장에 줄지어 있습니다.

구조가 매우 복잡해 세팅은 모두 장인의 손으로 이루어집니다. 숙련된 장인이 기계 한 대를 세팅하는 데 몇 시간이 걸립니다.

그 전에는 실을 전용 콘에 감는 작업, 그 전에는 감기 위한 준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실 염색도 필요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수많은 공정이 있어, 하루에 몇 미터를 짤 수 있느냐는 사실 그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편기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좌우로 오가며 짜는 횡편기는 짜면서 형태를 만들 수 있어 낭비가 적습니다. 원을 그리며 짜는 환편기는 이음매 없는 통 모양으로 짜이기 때문에, 원하는 형태로 만들려면 나중에 재단·봉제가 필요하고 버려지는 부분도 생깁니다. 이음매 없는 티셔츠는 대개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아오분 텍스타일은 환편 기술과 노하우가 뛰어나, 하이브랜드들이 그 기술과 대응력을 찾아 요네자와까지 찾아온다고 합니다.

하이브랜드의 그늘에서
업계에서 기술이 알려져 있어도, 소비자가 공장의 이름을 듣는 일은 없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있어도 원단만 팔아서는 사용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아오분 텍스타일은 요네자와에서 140년 넘는 역사를 지녔지만, 산지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이대로는 요네자와라는 산지도 위기에 빠진다’고 생각한 사람이 아오분 텍스타일의 상무이자 nitorito의 브랜드 매니저인 스즈키 씨입니다.

공장 직원들은 젊어 보였지만, 산지 전체로 보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이브랜드에 원단을 판다는 자부심만으로는 기술과 역사가 있는 요네자와라는 산지의 이름이 알려지지도, 기술이 남지도 않습니다. 그런 마음에서 요네자와와 아오분 텍스타일의 기술과 매력을 전하는 브랜드 nitorito가 탄생했습니다.
약점을 강점으로
환편기는 통 모양으로 원단을 짜기 때문에 특수한 성형을 할 수 없습니다. 원단을 잘라 모양을 바꾸면 자른 곳에서 올이 풀려 오버로크로 가장자리를 처리해야 합니다. 횡편과 비교하면 성형에 손이 많이 가고 버려지는 원단도 생겨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스즈키 씨는 OEM 등으로 쌓아 온 노하우를 살렸습니다. 울로 짠 뒤 원단을 축융해 펠트화하는 것입니다. 울은 물에 젖은 상태에서 힘이 가해지면 섬유끼리 엉겨 붙는 성질이 있습니다. 편직 후 일부러 축융(펠트화) 가공을 해 섬유를 굳히면, 세게 잡아당기지 않는 한 잘라도 올이 풀리지 않습니다.

축융 전의 스톨입니다. 매우 커서 얼마나 줄어드는지 알 수 있습니다. 축융 후에는 약 85 × 180 cm의 일반적인 스톨 크기가 됩니다.

펠트화된 통 모양 원단은 어디를 잘라도 세게 당기지 않는 한 풀리지 않아, 재단하면 스톨이 완성됩니다. 울은 원래 보온성, 발수성, 방취 효과, 조습 효과가 있는 뛰어난 소재입니다. 축융은 이런 울의 특성을 제품의 장점으로 살리면서, 재단과 성형에 손이 간다는 단점마저 ‘원하는 대로 잘라 쓸 수 있는’ 나만의 고기능 스톨이라는 강점으로 바꾸었습니다. 축융의 정도도 매우 중요하고 어려워, 너무 딱딱하지 않고 울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잘라도 풀리지 않는 절묘한 조절이 필요합니다.

Made in Yonezawa
nitorito의 스톨은 모두 요네자와의 풍경과 풍요로운 자연에서 착안했습니다. hamura는 요네자와의 풍요로운 자연 속에 잎이 무리 지은 모습.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잎들의 대비를 기하학 무늬로 바꿔, 사시코 자수처럼 스톨 전체에 그렸습니다.

wadachi (‘바퀴 자국’)는 폭설 지대 요네자와의 삶을 담았습니다. 눈길에 수많은 발자국이 생기고, 다시 눈이 쌓이고, 또 발자국이 생깁니다. 설국 특유의 삶의 겹침을 그러데이션 블록으로 표현하고, 그 안에 바퀴 자국 같은 한 줄기 선을 넣었습니다. ‘made in Yonezawa’를 고집하는 nitorito는 울과 면 등 천연 섬유만 사용합니다.

도전 없이는 미래도 없다
스즈키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요네자와를 향한 깊은 애정을 느꼈습니다. 역사 있는 기업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산지와 회사의 미래를 위한 그의 도전은 산지 전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아오분 텍스타일과 스즈키 씨의 노력에 공감한 디자이너 사이토 씨는 일부러 도쿄에서 요네자와로 이주해 nitorito의 디자인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전국의 직물 공장을 직접 돌아본 뒤 ‘여기가 좋다’며 선택했다고 해 스즈키 씨도 크게 놀랐다고 합니다.

지방의 제조업은 많은 곳이 후계자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상적인 제조 현장을 직접 찾아다닌 사이토 씨도 훌륭하지만, 매력적인 도전을 하는 기업과 만드는 이에게는 찾아와 주는 젊은이가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새로운 도전이 남긴 바퀴 자국은 뒤따르는 젊은이들의 이정표가 됩니다. nitorito는 요네자와에 자국을 새기기 시작했습니다.
제작 과정 영상
취재에 협조해 주시고 제조 현장을 친절히 안내해 주신 스즈키 씨, 사이토 씨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