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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고보 아이자와: 상품이기 전에 도구 — 1922년부터 이어진 쓰바메의 주방도구

Kobo Aizawa craftsman working at the press
Craft_Metalwork

고보 아이자와: 상품이기 전에 도구 — 1922년부터 이어진 쓰바메의 주방도구

니가타현의 쓰바메와 산조는 일본 전역에서 금속 가공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쓰바메시는 일본에서 생산되는 숟가락과 포크의 약 95%를 만듭니다. 이 장인의 도시에서 저희가 찾아간 곳은 고보 아이자와입니다. 1922년에 창업해 여러 대에 걸쳐 주방도구를 만들어 온 곳으로, 5대째 사장인 아이자와 씨가 맞아 주셨습니다.

쇼룸에 선 고보 아이자와의 아이자와 사장

업태로 보면 고보 아이자와는 돈야(問屋) — 즉 기획·도매업체입니다. 제품은 고보 아이자와의 기획과 기준에 따라 같은 산지의 협력 공방에서 만들어집니다. 요즘은 공장이 직접 브랜드를 내는 경우가 많고, 저희가 취급하는 브랜드도 대부분 메이커 브랜드입니다. 그런데 왜 고보 아이자와가 돋보이는지, 왜 저희가 소개하고 싶었는지 — 이번 취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출발점은 기능

고보 아이자와의 진열대에는 시대가 바뀌어도 쓸모 있는 도구가 늘어서 있습니다. 그 바탕에는 늘 ‘이 물건은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아이자와 씨는 상품을 만들 때 가장 먼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기능’이라고 단언합니다.

“상품이기 전에 도구예요. 기능을 굽히면 도구가 아니게 됩니다. 멋이나 디자인을 먼저 추구하면 그 도구가 왜 존재하는지라는 핵심이 흐려지죠.”

진열된 고보 아이자와의 냄비, 팬, 주전자

그래서 개발은 디자인이나 실루엣에서 시작하지 않고, 외부 디자이너에게도 기본적으로 맡기지 않습니다. 아이자와 씨가 모든 상품을 직접 기획하며, 늘 ‘왜 이 상품을 만드는가’ — 기능에서 출발합니다.

고보 아이자와의 국자와 주방도구

용도에 맞는 소재는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쓰기 쉽고 잡기 편한지. 이런 질문을 파고든 결과, 고보 아이자와 특유의 기능적이고 튼튼한 도구가 탄생합니다. “그래서 실루엣은 별로 멋있지 않다고 저는 생각해요.” 아이자와 씨는 웃으며 말합니다.

고보 아이자와의 스테인리스 유키히라 냄비

하지만 저희가 끌리는 이유는 바로 그 기능미에 있습니다. 무엇이 ‘멋있는’ 것인지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저희에게 고보 아이자와의 도구는 멋있습니다. 진정한 기능미를 지닌 물건은 저절로 아름다워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시대를 넘어서는 도구

회사는 1922년 아이자와 씨의 할아버지가 지방 도매상으로 창업했습니다. 이웃 산조시에서 만든 농기구를 비롯해 사람들에게 필요한 생활용품을 팔았습니다. 제조를 시작한 것은 3대째인 숙부 때로, 망치, 대패, 송곳 같은 목공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한 손님이 ‘냄비를 만들어 달라’고 한 것을 계기로 주방도구도 만들게 되었고, 전동 공구가 보급되면서 목공 도구는 점차 그만두고 주방도구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쓰바메의 고보 아이자와 쇼룸

쓰바메는 예로부터 주방용품 생산이 활발한 도시였고, 고보 아이자와는 이곳에서 약 50년간 조리도구를 만들어 왔습니다. 많은 가게가 시대와 함께 사라지는 가운데, 아이자와 씨는 오래 이어진 이유를 ‘상품을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도구는 어느 시대에나 도구예요. 유키히라 냄비(양쪽에 주둥이가 있는 일본의 전통 편수냄비)가 에도 시대부터 같은 모양인 건, 역시 그 모양이 정답이기 때문이겠죠. 디자인에서 시작하지 않으니 화려함도, 알록달록함도 없어요. 좋게 말하면 심플하고, 나쁘게 말하면 단순하죠. 질려서 더 멋있는 걸 찾아도 결국 돌아오게 됩니다. 결국 이 녀석들이 맞는 거예요.”

진열대의 고보 아이자와 주방도구

이것이 고보 아이자와의 핵심입니다. 프로들이 시행착오와 망설임 끝에 다시 같은 도구에 도달하고, 저희는 그 탐구의 결과를 손에 쥘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사치스럽게 느껴집니다.

원점을 잃지 않는다

코로나 시기에는 캠핑 같은 아웃도어 활동이 유행했고, 쓰바메의 많은 메이커와 상사가 아웃도어 용품을 만들었습니다. 주변 회사들이 그 흐름에 올라탈 때, 아이자와 씨는 그러지 않기로 했습니다.

고보 아이자와의 법랑 커피포트

“확실히 매력적으로 보였어요. 그런데 이걸 하면 그다음은 어떻게 할 건가, 생각하게 되죠.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회사를 키우고 싶다면 방법은 있어요. 하지만 지금 규모로도 괜찮고, 납득할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요.”

유행에 올라타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올라탄다면 계속 타야 합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그런 재주가 없어요.” 자신을 잘 알고 회사의 목적을 잃지 않는 것 — 유행이 오가는 가운데서도 원점을 지키는 자세가 오래도록 쓸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고보 아이자와를 만들어 왔습니다.

고보 아이자와의 순동 다마고야키 팬

어떤 공정도 타협하지 않는다

품질의 높이도 고보 아이자와의 매력입니다. 세상에는 값싼 주방도구가 넘쳐나지만, 이곳은 납득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데 타협하지 않습니다.

고보 아이자와 숟가락의 6단계 제작 공정

숟가락 하나에도 사진 속 6개 공정 외에 그 두 배가 넘는 공정이 있다고 합니다. 공정을 줄이거나 소재의 질을 낮출 수도 있지만, 하나라도 빼면 품질이 크게 떨어진다고 합니다. “싸게 만들려고 하면 연마만 해도 네다섯 공정은 뺄 수 있어요.” 아이자와 씨는 말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도구가 될지가 중요하지, 가격의 문제가 아니에요.”

고보 아이자와의 수작업 연마

예를 들어 커트러리의 배럴 연마(드럼 같은 설비에 돌 같은 연마재와 함께 넣고 돌려 연마하는 공정)는 한 번에 끝낼지 여러 번 할지에 따라 마무리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생략할 수 있지만 생략하지 않는 것, 그것이 핵심입니다. 아이자와 씨의 가장 큰 바람은 도구가 부모에서 자식에게 이어져 평생 쓰이는 것입니다.

값싼 대안이 넘쳐나는 지금, 왜 이 도구를 고를까요? ‘언젠가 내 아이가 쓰게 하고 싶은가?’라고 묻는 것이 좋은 기준일지도 모릅니다. 물려줄 만한 도구 뒤에는 언제나 헌신적인 만드는 이가 있습니다.

공장에서: 장인의 섬세한 손길

쓰바메는 분업이 활발한 도시입니다. 고보 아이자와는 자체 공장 없이, 그 철학을 이해하는 지역 협력 공방과 일본 각지의 장인과 함께 상품을 만듭니다. 금속과 스테인리스는 쓰바메에서, 금형 비용은 고보 아이자와가 부담합니다. 대나무 제품은 죽세공으로 유명한 오이타현 벳푸에서, 칠기는 이시카와현 가타야마즈에서 만듭니다. 각 소재에 강한 지역과 손잡아 폭넓은 상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쓰바메의 고보 아이자와 협력 공장

이번에는 스테인리스 냄비와 텀블러를 만드는 쓰바메의 공장을 안내받았습니다.

고보 아이자와 협력 공장 건물

장인들은 기계 앞에서 정성껏 손으로 작업합니다. 간단해 보이는 작업도 장인의 절묘한 손 감각과 작은 노하우가 쌓여 품질이 유지됩니다.

프레스 앞에서 작업하는 고보 아이자와의 장인

예를 들어 냄비 손잡이. 기계로 구부리기 전에 하나하나 손으로 기름을 바릅니다. 그래야 금속에 흠집 없이 구부릴 수 있습니다.

구부리기 전의 고보 아이자와 냄비 손잡이

고보 아이자와의 손잡이 벤딩 기계

이것은 뚜껑이 될 부품입니다. 장인은 초보자 눈에는 보이지 않는 금속의 결 방향을 순식간에 읽고, 그 결을 따라 연마해 광택을 냅니다.

고보 아이자와의 뚜껑 부품

결을 따라 뚜껑을 연마하는 고보 아이자와

이것은 첫 번째 연마일 뿐입니다. 이미 아름답지만 두 번째 연마가 이어지고, 금속에 따라 공정이 더 늘어나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흠집이 나지 않도록 몸체를 덮은 채 주전자 손잡이를 답니다.

주전자 손잡이를 다는 고보 아이자와

기계 작업에 ‘사람의 손을 더하고 싶다’는 마음은 아이자와 씨의 선대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그것이 고보 아이자와 도구의 은은한 따뜻함과 자연스러운 형태로 이어지고,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고보 아이자와 협력 공장의 작업장

취재를 마치며

쓰바메를 비롯한 각지의 공장과 소통하며 오래 사랑받는 도구를 만들어 가는 고보 아이자와. 심플해 보여도 어딘가 다른, 선을 긋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원점에서 흔들리지 않고, 세부까지 타협하지 않으며, 만드는 이들의 작은 배려를 쌓아 가는 모습을 보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고보 아이자와 공방의 직원

취재에 협조해 주신 아이자와 씨, 고보 아이자와, 그리고 공장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Daiya: A Kanna Plane Maker’s Katsuobushi Shaver
Wood, Bamboo & Lacquer니가타현 산조

Daiya: 대패 장인이 만든 가쓰오부시 대패

니가타현 산조에서 1946년부터 일본 손대패의 나무 몸체를 만들어 온 Yamatani Seisakusho가 그 기술을 현대 식탁을 위한 작은 가쓰오부시 대패로 탄생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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