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sasasa: 일상을 위해 새롭게 태어난 일본의 표백 면

sasasa: 일상을 위해 새롭게 태어난 일본의 표백 면
예로부터 공예 산업으로 알려진 오사카 남부의 도시 사카이에서 다케다 사라시는 1911년부터 면을 표백하고 정련해 왔습니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회사는 평범한 면직물을 와자라시(일본식 표백 면)로 가공해 왔습니다. 와자라시는 부드럽고 흡수성이 뛰어난 천으로, 한때 일본의 모든 가정에 있던 필수품이었습니다. 2020년, 회사는 이 소박한 천을 다시 일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자체 브랜드 sasasa를 선보였습니다. 저희는 공장을 방문해 다케다 전무와 다케다 이사의 안내를 받았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뜯어 쓰는 천 롤
sasasa의 첫 제품은 와자라시 롤이었습니다. 길게 이어진 표백 면에 절취선을 넣어, 필요할 때마다 한 장씩 뜯어 쓸 수 있도록 만든 제품입니다. 그릇의 물기를 닦거나, 채소의 물기를 짜거나, 찜기에 깔거나, 조리대를 닦는 데 쓸 수 있습니다. 키친타월과 달리 한 장 한 장을 빨아서 몇 번이고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이름은 ‘빠르고 가볍게’라는 뜻의 일본어 표현 sa-sa-sa에서 따왔습니다.



전통 소재를 현대 주방에 어울리는 산뜻하고 미니멀한 형태로 선보인 와자라시 롤은 2020년 굿디자인상(Good Design Award)을 수상했습니다. 이렇게 독특한 제품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묻자, 대를 이어 끊임없이 변화해 온 가족 기업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라시란?
“사라시라는 말을 들으면 ‘그게 뭐예요?’ 하고 묻는 분이 많아요.” 다케다 전무와 다케다 이사는 웃으며 이야기했습니다. 사라시는 실에 남은 풀기와 불순물, 천연 유분을 씻어 내고 정련한 면직물로, 이는 보통 염색 전에 거치는 공정입니다.
예전에 사라시는 일본 가정의 필수품이었습니다. 부엌에서 쓰는 것은 물론, 행주나 머릿수건, 붕대로도 만들어 쓰는 그야말로 만능 천이었지요. 지금도 일본의 많은 임신부가 순산을 기원하며 배에 사라시를 두르는 풍습을 따르고 있습니다.

생활 방식이 서구화되고 값싼 수입품과 일회용품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사라시는 점차 일상에서 사라졌습니다. “전성기에는 이 근방에 표백 공장이 50곳이 넘었지만, 지금은 7곳만 남았습니다.” 다케다 전무의 말입니다. “업계 모두가 위기감을 느끼고 부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 친환경적인 표백 방법
이런 변화 속에서 남매의 아버지인 4대 사장은 회사가 더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늘 이렇게 해 왔으니까”라는 이유로 이어져 온 모든 공정을 다시 살펴보고, 친환경적인 방법을 처음부터 새로 설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쉬는 날이면 도서관에서 공부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나요.” 다케다 이사는 그렇게 회상합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적은 물, 적은 약품, 적은 에너지만 사용하는 다케다 사라시만의 공법입니다. 그는 펌프로 적은 양의 물을 순환시키는 가공용 솥을 개발했고, 이는 업계를 바꾼 혁신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같은 솥으로 천을 정련하고 있으며, 그의 노력은 오늘날 세계가 요구하는 지속 가능한 제조를 수십 년이나 앞서간 것이었습니다.

와자라시가 만들어지는 과정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그날의 정련 작업이 이미 끝난 뒤였지만, 직원분들이 친절하게도 솥뚜껑을 열어 안을 보여 주셨습니다.


사라시에는 서양식과 일본식(와자라시) 두 종류가 있으며, 다케다 사라시는 와자라시를 만듭니다. 서양식은 기계가 천을 잡아당기며 약 40분 만에 표백 공정을 마칩니다. 반면 와자라시는 천을 솥에 넣고 꼬박 이틀 동안 물을 순환시킵니다. 천을 늘리거나 잡아당기지 않기 때문에 놀라울 만큼 부드럽고 폭신한 감촉으로 완성됩니다.
- 정련: 물이 천천히 순환하는 동안 천을 솥 안에 이틀간 둡니다.
- 탈수: 이어서 대형 원심분리기로 탈수합니다.
- 건조: 여러 건조 방법 중 하나는 가열된 실린더 위로 천을 통과시키는 방식입니다.
- 재단 및 포장: 직원들이 제품 하나하나를 손으로 재단하고 포장합니다.


길고 새하얀 천이 기계 사이를 끊임없이 흘러가는 모습은 묘하게 아름다워서 몇 시간이고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직원들이 제품을 손으로 재단하고 포장하는 모습도 지켜보았는데, 빠르고 정확한 손놀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떤 기계는 할아버지, 할머니만큼이나 나이가 많습니다. 이곳에서는 수십 년간 아껴 써 온 설비가 최첨단 저환경부하 공정과 함께 돌아가고 있습니다. 전통과 현재가 진정으로 공존하는 곳입니다.

아기 옷에서 자체 브랜드로
“시대가 변하면서 표백만으로는 점점 어려워져, 자체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케다 전무의 설명입니다. “처음 만든 것은 피부에 순한 사라시의 장점을 살린 아기 속옷이었어요. 예전에는 저희 천이 천 기저귀로 많이 쓰였기 때문에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와자라시라는 소재의 장점을 내세워 판매했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그 단어조차 들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먼저 와자라시 자체를 알려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염색을 전혀 하지 않고, 오직 천 본연의 매력만으로 승부하는 제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다케다 전무와 다케다 이사는 외부 협력자들과 함께 회사가 줄곧 팔아 온 사라시 원단을 다시 들여다보았습니다. “사라시는 어떤 모양이고, 사람들은 언제 쓸까? 어떻게 하면 더 쓰기 편하고 세련되게 만들 수 있을까? 몇 번이고 논의를 거듭했습니다.” 그렇게 나온 답이 절취선이 있는 롤이었고, 현대 주방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디자인한 전용 스탠드와 걸이형 홀더도 함께 만들었습니다.

천을 손으로 뜯는 일은 좀처럼 해 볼 기회가 없는 만큼 특별한 즐거움이 있습니다. “뜯는 게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라고 말씀해 주시는 고객도 있어요.” 두 사람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무궁무진한 활용법
긴 원단은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 망설여지지만, 롤에서 깔끔하게 뜯어낸 한 장은 곧바로 쓰임새를 떠올리게 합니다. 주방에서, 청소할 때, 어디서든 원하는 대로 쓸 수 있습니다.
“커피 필터 대신 쓸 수도 있어요.” 다케다 이사가 알려 주었습니다. “올이 성글어서 커피 맛이 더 부드럽고 순해져요.”

천이기 때문에 일상의 얼룩은 빨거나 삶으면 쉽게 지워지고, 한 장을 여러 번 다시 쓸 수 있습니다. 빨수록 손에 닿는 감촉이 더 부드러워지고, 살짝 풀린 가장자리마저 정겹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매일 체감할 수 있는 지속 가능성입니다.

롤 하나를 다 쓸 수 있을지 걱정하는 고객, 선물용으로 좀 더 부담 없는 제품을 원하는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sasasa는 미리 재단한 와자라시 세트와 수납 상자, 천을 말리는 전용 행거도 선보였습니다. 그렇게 집 안 곳곳에 와자라시를 들이는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서
아버지는 자신만의 친환경 정련 공법을 확립했고, 다케다 전무와 다케다 이사는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세 사람 모두 전통을 소중히 여기되 거기에 얽매이지 않고 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성실하고, 강하고, 소박하고, 아름다운 와자라시 그 자체의 모습을 다케다 사라시에서 만난 모든 분들에게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발견이 있었습니다. 화장실을 빌렸을 때 세면대 옆에 와자라시가 놓여 있었던 것입니다. 작은 구멍이나 흠이 있어 판매할 수 없는 천은 사내에서 핸드타월로 재활용한다고 합니다. 회사의 면모를 잘 보여 주는 작은 디테일이었습니다.

긴 방문 동안 귀한 시간을 내어 주신 다케다 전무, 다케다 이사, 그리고 다케다 사라시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